1. 마법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하울과 소피의 사랑이야기
소녀 '소피'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은 하지 못한 채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자 가게를 계승해 모자를 만들며 수동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어느 날 동생을 만나러 나간 소피는 골목길에서 불량스러운 군인들을 만나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 순간, 마법사 '하울'이 나타나 소피를 구해주고, 소피는 하울과 함께 하늘을 걷는 신기하고 기이한 경험을 합니다. 하지만 이 이유 때문에 황무지 마녀는 질투심에 불타 소피를 90세의 노파로 만들어 버립니다.
소피는 저주를 풀기 위해 하울을 찾으러 황무지로 갑니다. 도중 자신처럼 마법에 걸린 허수아비 '카브'의 도움을 받아 하울의 성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하울의 성에서 각양각색의 도시와 연결되는 마법의 문을 경험합니다. 소피는 그곳에서 청소일을 하며 성을 움직이는 불의 악마인 '캐시퍼'와 하울의 제자 '마르클', 그리고 하울과 함께 살게 됩니다.
전쟁이 시작되면서 왕실에서 하울과 황무지 마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하울은 겁이 많아서 본인의 엄마를 사칭해 왕실 마법사 '설리만'을 찾아가 전쟁에 참전하지 못하겠다고 전해달라고 합니다. 하울 대신 왕실에 간 소피가 설리만의 공격을 받게 되고, 꿈속에서 악마가 된 하울에게 자신이 도와주겠다며, 하울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고백합니다.
그 후 설리만의 마법으로 인해 원래 자신의 모습인 노파가 되어 힘을 쓸 수 없게 된 황무지 마녀도 함께 살게 됩니다. 전쟁이 절정에 이르며 설리만은 하울의 성을 찾으려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겁쟁이에 응석받이였던 하울이 전쟁터에 뛰어들었고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소피도 하울을 살리기 위하여 하울의 성을 무너뜨리게 됩니다.
소피는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으며 본인의 모습을 잃어버린 하울을 귀하기 위하여 하울의 과거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예전에, 하늘에서 떨어지며 죽어가던 별 캐시버와 거래하는 하울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울은 강한 힘을 얻기 위해 캐시퍼에게 자신의 심장을 내주어 살리고, 그 대가로 캐시퍼의 강한 마력을 받는 장면을 목격한 소피는 이것이 둘에게 걸린 저주임을 알게 됩니다.
소피는 전쟁에서 생긴 부상과 악마의 계약으로 죽어가는 하울에게 심장인 캐시퍼를 주면서 그를 소생시킵니다. 소피의 사랑으로 캐시퍼와 하울 둘 다 살아나게 되고, 카브도 소피의 키스로 저주가 풀려서 이웃 나라 왕자였던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됩니다. 카브는 자기 나라로 돌아가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한 후 떠났고 마법사 설리만도 전쟁을 끝내기로 결정합니다.
사랑으로 내면이 성장한 소피와 하울은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움직이는 성과 함께 저 멀리 하늘로 날아가며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2. 하울의 성이 지니고 있는 의미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첫번째는 영화에서 보았던 것처럼 다른 세계로의 이동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고 두 번째는 하울의 자폐적인 공간입니다. 이는 주택이 가지는 원초적 개념인 주거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곳저곳 떠돌아다녀야 하는 하울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역할이 동시에 부여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움직이는 성의 내/외부의 기능은 철저히 나누어집니다.
출입문의 손잡이를 돌리면 어떤 때는 여러가지 장소로 이동하여 동시간대의 여러 곳의 상황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어떨 때는 하울의 과거로 넘나들면서 과거와 현실을 혼재시켜 비동시성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성의 외관은 기계와 새의 다리를 혼합하여 하울의 다면적인 성격을 표현했습니다. 이 또한 캐릭터의 성격을 표현하는데 효과적입니다.
3. 한번도 안 들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들은 사람은 없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음악은 히사이 조가 맡았습니다. 미니멀한 음악을 재즈와 팝, 클래식 등의 요소들을 융합하여 자신의 방식으로 단순화시키는 매력이 있습니다. 통속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음악에 풍부한 감성을 강조한 멜로디를 더해 특별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히사이 조의 '공중산책', '인생의 회전목마'를 꼭 한번 들어보시길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