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터스텔라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이별을 경험할까. 누군가는 죽음으로, 누군가는 거리로, 또 누군가는 시간 속에서 멀어져 간다. 인터스텔라는 바로 그 '이별'과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다.
지구는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농작물은 말라가고, 공기는 점점 숨 쉬기 어려워진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새로운 터전을 찾아야만 한다. 파일럿 출신의 쿠퍼(매튜 맥커너히)는 NASA의 비밀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고, 머나먼 우주로 떠나는 임무를 맡는다. 하지만 그가 떠나면서 남겨두고 가야 할 존재, 딸 머피는 아직 너무 어리다.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줄래?" 쿠퍼는 딸을 꼭 안고 약속하지만, 그는 모른다. 이 약속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
웜홀을 지나 도착한 새로운 행성. 이곳에서의 1시간은 지구의 7년과 맞먹는다. "빨리 다녀오자." 간단한 탐사일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겹치며 시간이 지체되고, 탐사선을 타고 다시 돌아왔을 때는 이미 23년이 지나 있었다. 단 몇 걸음 내디뎠을 뿐인데, 지구에서는 시간이 무자비하게 흘러버렸다.
2. 시간의 중요함
탐사선 안에서 쿠퍼는 메시지를 확인한다. 어린 딸이 아닌, 성인이 되어버린 머피가 화면 속에서 그를 바라본다. "아빠, 나 이제 당신 나이예요." 오랜 세월 동안 아버지를 기다려온 딸, 그리고 단 몇 시간 만에 그녀의 인생을 잃어버린 아버지. 그 순간 쿠퍼는 무너진다. 우리가 그토록 당연하게 여기는 시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잔혹한 것인지를 깨닫는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시간의 잔혹함만을 말하지 않는다. 인터스텔라는 우리가 공간을 초월해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묻는다.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어떤 힘이라면? 쿠퍼는 블랙홀 속에서 머피의 방을 바라본다. 그리고 깨닫는다. 자신이 보낸 메시지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으며, 머피는 그 메시지를 끝까지 믿고 기다려줬다는 것을.
3. 광활한 우주, 그보다 강력한 것
영화가 끝난 후에도 나는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여운이 너무 깊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이별과 기다림, 그 모든 감정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우주는 광활하지만, 사랑은 그보다 더 깊고 강하다. 시간이 흘러도, 차원이 달라도, 진짜 사랑은 언제나 같은 속도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