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그녀의 만남
현우(배우 정해인)와 미수(배우 김고은)의 이야기입니다. 이 둘은 1994년 가수 유열이 DJ를 처음 진행하는 날 만나게 됩니다.
현우는 미수의 엄마가 남겨주신 빵집에서 일하게 되고, 트리도 만들며 함께 추억을 쌓아갑니다. 그러던 중 현우의 친구가 찾아와 소년원 이야기를 합니다. 서로 설레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무언가 사연이 있어보이지만 자기 이야기는 곧 잘 하지 않는 현우였기에 조금 예상만 할 뿐이였습니다. 월급을 가불해간 현우는 다시 빵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서로 뜻하지 않게 연락이 끊기게 됩니다. 이 후 미수제과는 문을 닫게 됩니다. 1999, 미수는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하게 됩니다. 미수는 이삿짐 센터에서 일하는 모습이 곧이어 연출됩니다.
미수와 현우는 미수제과 앞에서 재회하게 되고, 반가움에 서로 근황 이야기를 나누며 만날 약속을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다음 날은 현우의 군입대 날이었습니다. 현우는 미수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그런 현우를 집으로 초대하게 됩니다. 맥주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며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함께 공유합니다.
다시 기적처럼 마주친 두 사람은 애틋함과 설렘 사이에 마음을 점점 키워 나가지만 자꾸 어긋나기만 합니다. 첫출근과 입대라는 숙제를 가지고 있는 둘은 서로 메일 보내면 꼭 답장하기로 약속하고, 현우는 휴가를 나오면 미수네로 오기로 합니다. 메일주소만 알려주고 비밀번호는 알려주지 않아 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는건 어렵게 되었고, 이어 미수는 이사까지 가게됩니다.
계속되는 엇갈림 속에서도 라디오 '유열의 음악앨범'과 함께 필연과 우연을 반복하게 됩니다. 미수는 확인 할 수 없는 주소로로 매일매일 메일을 보내고 유열의 음악앨범에 사연을 보냈습니다. 미수제과도 아예 문을 닫게 되며 둘이 만날 수 있는 접점은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현우에게 메일이 옵니다. 미수의 예전 집으로 이사가며 현관 비밀 번호를 알게 된 것이였습니다. 메일로 연결된 둘은 통화도 하고 메일도 주고받으며 인연을 이어가지만 서로의 사정으로 또다시 엇갈려 만남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2005년, 미수는 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우와 미수는 다시 만나 행복하게 연애를 하고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지만 오해와 어긋난 시간들 속에 다시 헤어지게 됩니다. 보는 내내 둘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점점 커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수줍은 미소 안에 무거운 애정이 존재하고, 소리없이 눈물만 뚝뚝 흘린 뿐인데 보는 사람의 마음이 아릿해지는 감정을 받았습니다. 수줍게 웃는 미소 안에 넘치는 행복이 느껴졌고, 작은 떨림이 느껴졌습니다. 서로의 감정의 속도가 다르기도 하고, 어긋나는 시간 속에 마음을 쌓아가는 시간이 더디게 느껴지지만 결국은 서로를 향한 가득한 사랑이 존재했습니다.
추억으로 불리우는 지난 시간들
영화의 시작은 1994년부터 시작하며, 다양한 연도를 짚어나가며 스토리를 진행하지만 때떄의 시대의 느낌은 조금 약했습니다. 천리안통신, 공중전화, 삐삐 같은 소품들은 그 연도를 지내온 사람들에게 소중한 순간을 떠올리는 기억이 됩니다. '라디오'라는 소재를 살려 주인공이 서로를 떠올리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현우의 인생의 연장선이 되는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표현한 시기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변화의 증복의 세기가 가장 컸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절에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했던 현우와 미수의 감정 상태는 무언가 '장벽'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은 연락하고 싶으면 카카오톡을 할 수도 있고 바로바로 전화를 할 수 있지만, 영화 속 그 시절엔 존재하지 않았기에 더 큰 '아쉬움', '안타까움', '그리움' 같은 마음을 더 지니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감정의 모양세는 비슷하지만, 감정의 반응 속도와 농도는 다른 것 같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바로 연락하고 볼 수 있는 지금과는 다르지만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머릿속으로 계산하지 않고 또 다른 방법을 찾지 않은 채 온 힘을 다해 뛰어서 만나러 가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세세한 감정선이 너무도 잘 그려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절을 거쳐 지금을 사는 이들에게 더 크게 와닿는 멜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스마트폰 시대 이전에 만났던 미수와 현우는 서로 확인 하지 못한 메세지로 엇갈리고, 쉽게 가닿을 수 없기에 상대를 더 크게 그리워하고 서로에 대한 마음이 더 커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못난 사람, 후진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고, 좋은 사람이고 싶은 그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지 않을까요?